부부 칼럼

"행복을 지켜내는 은혜의 언어"

황규복
2026-07-09

"행복을 지켜내는 은혜의 언어"

         

         "누가 누구에게 불만이 있거든 서로 용납하여 피차 용서하되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 같이 너희도 그리하고" (골로새서 3장 13절)


행복의 기억을 지우는 작은 불쾌함

우리의 마음은 종종 아흔아홉 개의 행복한 기억보다, 단 하나의 아프고 불쾌한 기억에 더 깊게 사로잡히곤 한다. 어느 날, 하루 종일 장거리 운전을 한 적이 있다. 도로 위를 달리며 참으로 다양한 상황을 마주했다. 신나게 드라이브를 즐기기도 했고, 때로는 불쾌한 순간도 겪었다. 그날따라 유독 기분 좋은 경험을 많이 하고 무사히 귀가했지만, 막상 집에 돌아왔을 때는 영 기분이 좋지 않았다. 집에 도착할 무렵, 뒤따르던 차가 무례할 정도로 심하게 경적을 울렸기 때문이다. 순간 화가 치밀고 불쾌한 감정이 강하게 올라왔지만 꾹 눌러 참았다. 사실 그날 운전했던 전체적인 과정을 돌아보면 상쾌하고 기분 좋은 기억이 훨씬 많았다. 탁 트인 도로를 달리며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듯한 해방감도 느꼈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찬양을 따라 부르고 말씀을 들으며 영적으로 충만해지기도 했다. 그런데 운전을 마치고 거실 소파에 앉으니, 그 좋았던 기억들은 온데간데없고 무례한 경적 소리가 남긴 불쾌한 기분만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화가 나고 분통이 터져서 그 무례함을 고스란히 갚아주고 싶다는 불안정한 정서가 마음을 가득 채웠다. 분명 그날 하루 다채롭고 훌륭한 경험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과 생각은 오직 '단 하나의 불쾌한 사건'에 단단히 고착되어 버린 것이다. 헤어 나올 수 없는 부정적인 감정의 늪에 빠져버린 나는, 결국 그 작은 불쾌함 하나 때문에 '오늘은 최악의 하루였다'라는 안타까운 결론을 내리고 말았다


부부 관계를 멍들게 하는 것들

부부의 관계에서도 비슷한 부정적 고착의 경험을 한다. 부부는 결혼하고 신혼을 보내고 자녀를 출산하고 함께 살아오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경험한다. 사람에 따라 기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신혼 때는 행복함과 친밀함이 주는 기쁨을 누린다. 신혼기를 지나면서 부부는 특별하고 다양한 경험을 한다. 그 경험에는 행복한 경험도 있지만 힘들고 괴로운 경험도 포함된다. 원만한 부부라면 부부 관계에 있었던 어려운 기억과 경험들을 잊어버리거나 “그럴 수도 있지”라면서 수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이나 심리적 취약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부부 관계에서 좋지 않았던 경험이 기억의 창고에 그대로 저장되고, 그 기억에 고착되어서 부부 관계를 부정적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 부부 관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데 부정적 사건에만 메어 헤어 나오지 못하기도 한다. 배우자와 심하게 다투던 날, 자신의 배우자가 자신에게 했던 행동들, 심하게 화내는 모습, 자신에게 고함지르는 모습, 눈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경멸, 무시, 무례함, 몸을 밀침, 물건을 던짐 등의 장면과 상황이 자신의 감정과 인지적 경험에 그대로 남아 있게 된다. 

사실 언어로 저장되는 것보다 그 외의 것들로 전달되는 것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제스처, 목소리 톤, 느낌, 태도 등이다. 부부 관계에서는 말보다 그 외의 행동들이 포괄적으로 기억된다고 할 수 있다. 부부싸움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강력하게 각인된 부부의 극렬한 갈등 사건에 고착되어서 자신의 결혼 생활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인지적 왜곡을 하기도 한다. 결혼 생활 전체를 균형 있게 평가하지 못하고 부정적인 사건만 단편적으로 보고 전체를 평가하는 오류를 범한다. 인지 왜곡은 현실에서 겪는 일에 대해 왜곡해서 인식하게 하는 부정적 사고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부정적이고 왜곡된 인식은 한 개인이 불행감을 느끼거나 정서적 불편감, 대인 관계에서의 곤란함을 겪게 한다. 단편적인 것만 보고 전체를 평가하고 결론 내리는 것을 선택적 추상이라고 한다. 선택적 추상은 단편적인 부정적 사건만 뽑아내서 전체를 평가하는 인지 오류를 말한다. 부부의 결혼 생활을 전체적으로 평가하지 않고, 심하게 갈등을 경험했던 배우자와의 부정적인 사건만 가지고 결혼 생활을 절망이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의도적인 긍정 에너지로 부부 관계 회복하기

부부 관계에서 갈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는 부부라면 부정적인 사건과 상황에 고착되지 말고 부부 관계의 긍정적인 면도 함께 인식하면 좋겠다. 단편적인 부정적 사건을 근거로 자신의 결혼 생활과 부부 관계를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긍정적인 기억과 경험을 의식적으로 생각하면서 부부 관계의 긍정 에너지를 키워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정도면 우리 부부 잘 살고 있지!”, “비록 다른 것이 많지만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최고의 배우자라는 사실은 틀림없어!”, “비록 갈등을 겪지만 잘 회복할 수 있을 거야”, “행복한 때도 많잖아!” 등으로 결혼 생활을 바라보고, 자신과 배우자를 수용하면서 인지의 긍정성을 키우면 유익하겠다. 만약 부부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반드시 전문적인 도움도 받아보자.


나눔 질문

1.즐거웠던 운전이 경적 소리 하나에 최악으로 기억되듯, 단 하나의 다툼이나 서운했던 행동 때문에 상대방이나 결혼 생활 전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던 적(인지 왜곡)이 있다면 그때의 마음을 솔직하게 나누어 보세요.

2.부정적인 사건에 매몰되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소소한 행복의 기억을 나누고, 서로를 향해 '이 정도면 우리 부부 잘 살고 있지!' 혹은 '당신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최고의 배우자입니다’라고 소리 내어 고백해 보세요.


f5cddb49ab1f9.png


서울특별시 양천구 목동중앙북로24길 9 TEL 02)2646-3181~4

Copyright©거룩한 문 성문교회 All Rights Reserved. by ebook36524 DreamWebs